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대패를 계기로 폭발한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가까스로 봉합 기류를 형성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대변인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탈당'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며 기 싸움을 벌인 가운데, '비윤계' 인사들에 이어 친윤계에서도 확전을 자제하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다.
'친윤'계 주류로 분류되는 이용 국민의힘 의원은 19일 저녁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와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이 정말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도 신년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에 이기지 못하면 식물 대통령이 된다'고 했다"며 "이준석 대표도 애정이 있다면 비판할 거는 비판하되 위기에선 합심과 연대가 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이날 오전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과 탈당·제명을 언급하며 날 선 신경전을 벌인 상황에서, '이준석 공천'을 언급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보궐선거 참패 이후 이 전 대표가 '눈물의 기자회견'으로 여권 변화를 촉구해 여당 주류 세력의 반발을 산 상황에서, 당 곳곳에서는 '그래도 포용'이라는 식의 주장이 계속되어 왔다. 그러나 친윤계 의원에게서 화합의 메시지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이 전 대표를 향해 강경 발언을 주로 해온 이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우회적으로 '포용'을 당부하는 '의외의' 발언도 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후보, 당선인 시절 수행팀장으로 24시간 함께 움직였던 이용 의원은 19일 밤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대통령은 옳다고 생각하면 아무리 장애물이 앞에 있다 하더라도 후퇴하지 않고 돌진하는 모습이 있다"며 "대통령도 정치인이기에 정치를 하면 갈대처럼 좀 부드러운 면도 있어야 하지 않냐는 그런 점이 걱정됐던 부분"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윤석열 신당' 가능성에 대해선 "어불성설이다. 신당 창설은 제로, 0%라고 판단된다"면서 "신당 창당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MBN에 출연해 "변해야 하는 건 이 전 대표이고, 배신의 아이콘도 이 전 대표"라며 "(이 전 대표가 탈당하면) 장기적으로 당 지지율이 3~4%포인트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즉각 제명해서 당 지지율을 올리시라"고 맞받으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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